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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마음 건강

사춘기 자녀의 특징과 변화, 부모가 꼭 알아야 할 대처법

by bula3 2025. 3. 22.

 

<천 번을 흔들리며 아이는 어른이 됩니다>(김붕년)라는 책을 읽으며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정말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의 예민한 시기를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보낼 수 있을까, 부모로서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까 등 의문점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책이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김붕년 교수는 30년간 대한민국 부모와 아이의 마음을 연구한 분이다. ADHD에서 자폐 스펙트럼, 각종 정서·행동 문제까지 자세히 들여다보며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신다. 이 책을 통해 사춘기 아이와 힘든 시기를 슬기롭게 보내며 아이의 인생을 단단하게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비법을 찾아보자.  

 

사춘기 자녀의 특징

사춘기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특히 호르몬으로 인해 급변하는 몸을 따라 뇌, 마음, 관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살면서 처음 겪는 변화에 아이의 감정은 불안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코로나와 같은 사회적 현상이 아이들의 불안도를 더 높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면, 사춘기 자녀들은 부모와의 소통보다 친구나 SNS의 가상 인물들과 소통을 더 많이 한다. 따라서 자녀가 정서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부모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식사를 왜 잘 못하는지, 잠은 왜 깊이 들지 못하는지 등 눈에 보이는 문제에 대해서도 정확한 원인을 모르고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 가지고 혼을 내거나 잔소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불통은 또다시 불통을 초래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만든다. 

 

청소년기는 실험정신이 강하다. 전두엽이 다소 미숙하기 때문에 자기 행동에 대한 결과를 깊이 생각하기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좋아요' 강박도 나타날 수 있고 스마트폰 중독 성향도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서 내가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이 크고, 자신을 포장하고 드러내는 것에 몰두하면 내면이 공허한 상태가 되면서 스스로에 대한 신뢰감이 하락한다. 타인의 평가에 예민해지므로 당연히 감정기복도 심해진다. 

 

온라인 상의 나쁜 댓글때문에 자신의 삶을 비관하고 부모탓을 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과도하게 온라인 활동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 

 

 

청소년기의 뇌발달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환경 적응에 필요한 뇌기능은 활성화되고, 필요없는 기능은 사라지는 '가지치기' 현상이 일어난다. 가지치기 현상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전두엽의 기능이 약간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다보니 조절능력 발달에 어려움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성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면서 편도체, 해마, 변연계라는 부위를 자극해서 자극 예민성이 증가한다. 그러다보니 사소한 질책이나 놀림에도 굉장히 민감한 정서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편도체의 예민성과 그것을 조절해야하는 전두엽의 불안정성이 한 시기에 만나면서 불안정한 정서적 특성이 두드러진다.

 

이 상황에서 외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정서조절은 더 힘들어진다. 기존에 ADHD가 있거나 충동성, 불안성, 우울증 등을 앓고 있는 상태라면 이러한 증상이 사춘기 시기에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사춘기 자녀가 보내는 스트레스 신호

사춘기 자녀가 힘들때 보내는 신호가 몇 가지 있다. 일상생활 루틴이 깨졌을 때가 그 첫번째 신호다. 잠을 너무 많이 잔다거나 너무 못잘때, 세 끼 식사를 잘 했었는데 식사를 잘 못하고 건강이 나빠졌을 때 등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신속하게 개입하여 문제가 해결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마음이 아픈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정말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 학생이 처음 신호를 보냈을 때 부모가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어땠을까, 심각해지기 전에 문제 해결을 도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때도 많다. 

 

물론, 알아차리기 힘든 신호도 있지만 혹시나 행동에 문제가 느껴진다면, 고맙게도 자녀가 힘들다는 표현을 한다면 사소한 일로 치부하지 말고 적극 개입할 필요가 있다. 너무 멀리 가버리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 힘들다.

 

또 다른 신호로는 온라인 활동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활동을 하며 자해의 흔적을 남기거나 모르는 어른과의 소통 과정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김붕년 교수는 부모님이 같이 SNS 활동을 하며 자녀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녀가 친구로 추가해줘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녀의 온라인 활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모도 같은 경험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인것 같다. 아빠들이 자녀와 게임을 같이 하며 소통하는 것처럼 SNS활동을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그 밖에 전반적인 학업 기능이나 또래 관계 등이 나빠지는 모습을 보일 때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청소년에게 또래관계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친구들의 말과 행동, 온라인 상의 댓글 등에 많은 영향을 받기때문에 또래 관계로 인한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청소년기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해소하는 방법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극적인 먹거리로 해소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다. 찰나의 행복감때문에 이런 음식에 자주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다. 게임뿐만 아니라 도박에도 중독된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강한 자극과 일시적인 도파민 분비로 인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착각하지만, 궁극적으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 

 

김붕년 교수는 청소년기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1.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운동 : 일주일에 2번, 30분씩 유산소 운동이나 걷기 등 1~2년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권한다. 특히 공부를 많이 해야하는 학생들은 평소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으므로 몸을 움직여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2. 자율신경계(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신경계) 중에서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이완 및 호흡 요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매우 좋다. 근육을 이완시키고 심폐기능을 안정화시키면 스트레스 조절에 도움이 된다. 

 

3. 진로 및 진학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집중하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선택한 것을 아무생각 없이 수용함으로써 좌절하게 되는 상황이 스트레스를 악화시킨다. 부모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지만, 결정권은 자녀가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부모는 자녀의 인생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입장을 취할 뿐, 자녀의 인생에 과도하게 개입하여 주도하지는 말아야 한다. 

 


김붕년 교수가 교육과정에서 길러줘야 할 것으로 제시한 내용들을 살펴보며 이번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1. 문학적인 소양   2. 예술적인 소양   3. 체육 및 신체활동

 

이런 활동은 친구와의 우정을 경험하게 하며 정서 조절 및 변연계의 예민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우리 사회뿐만아니라 학교도 성적만들기에 급급하며  정서적으로 너무 매말라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청소년기의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건강한 성인이 될 것이므로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가 함께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며 노력해야 한다.

 

몸으로 뛰고 노작활동을 하며 악기와 음악, 미술을 통해 예술적 감성을 기르는 것은 정서조절에 큰 도움을 준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도 이러한 예체능 분야가 있고, 기술·가정 교과를 통해 노작 활동도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과정이 입시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입시체제가 바뀌어야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다양성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부모뿐 아니라 아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춘기의 뇌와 마음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와 뇌 발달 과정을 설명한다. 전두엽의 리모델링이 일어나는 뇌 발달부터 다양한 관계 속에서 복잡다단해지는 마음의 변화까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춘기 마음 건강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돕고 튼튼한 내면을 만드는 훈련법을 소개한다.

 

가정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솔루션을 통해 사춘기의 정서 및 행동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막연한 불안감을 이겨내고 아이들의 성장 근육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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