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채식을 하는 이유1 -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 반대
인간의 건강만큼이나 동물과 자연환경의 건강 또한 중요하며, 이들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나의 건강뿐만 아니라 동물복지나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이번 포스팅은 박소영 저자의 <청소년 비건의 세계>에서 인사이트를 가져와 채식주의자를 꿈꾸는 이유, 채식을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채식을 하는 이유1 -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 반대
'공장식 축산 시스템'이라는 말에는 공장이 물건을 만들어 내듯 살아 있는 동물을 하나의 '제품'처럼 다룬다는 아픈 뜻이 담겨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닭고기의 99.9% 이상이 공장식 축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공장식 축산 시스템은 기계적으로, 아주 계획적으로 돌아간다.
<소가 도살되는 과정>
컨베이어벨트 위에 소의 머리를 고정시키고 머리에 구멍을 내 소를 기절시킨다. 소가 의식을 잃고 나면 소의 뒷다리를 고정해 거꾸로 매단다. 이때 의식이 끊어지지 않은 소도 많다. 이후 목동맥 등을 잘라서 방혈을 한다. 마지막으로 소의 무게를 재고 거기에 따라 등급을 매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거대하고 무자비한 시스템은 조용히 움직이며 동물들의 목숨을 빼앗고 있다.
소, 닭, 돼지들은 '상품'으로서 충분한 무게가 되면 도축을 당한다. 자연 상태에서 소의 평균 수명은 15년 이상이지만, 이런 시스템으로 사육되고 도축당하는 소는 고작 2~3년밖에 살지 못한다. 돼지는 10~15년 살지만, 역시 5~6개월이면 도축당한다. 닭은 자연수명이 8~15년임에도 불구하고 겨우 35일밖에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다.
사육과정의 문제
소는 사료용 곡물을 먹으며 몸집을 최대한으로 불린다. 풀을 먹지 않고 사료용 곡물을 먹으면서 위에 문제가 생겨 위장병, 지방간에 시달린다. 전염병을 막기 위해 항생제, 구충제, 항염증제 등 약물을 쓰는데, 동물의 몸에 흡수된 이 약품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소를 계속해서 강제로 임신(인공수정)시켜서 우유를 만들어낸다. 억지로 임신하고, 젖을 짜는 과정에서 소는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젖을 짤때 떨어져 나온 피와 고름이 우유에 섞여 들어가는데, 낙농업계는 이를 '체세포'라고 부르며 판매한다. 체세포가 가장 적게 섞인 우유를 1등급, 가장 많이 섞인 우유를 5등급이라고 한다. 우유에는 상처 입은 소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조직들과 극도의 공포와 스트레스 속에 새끼를 잃은 어미 소의 슬픔이 배어있다.
닭은 불어난 몸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다리가 부러지기도 하고, A4용지보다 작은 곳에 몸을 욱여넣은 채 제대로 움직이지조차 못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 때문에 서로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태어나면 부리를 잘라 버린다. 수평아리들은 산란계로서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분쇄기에 몸이 갈려 죽임을 당한다.
수퇘지는 냄새 나지 않는 고기로 키워져야 하기 때문에 태어나는 순간 마취 없이 성기를 절단당하고, 암퇘지는 임신과 출산만 반복하다가 몇 년 지나지 않아 죽임을 당한다.
굳이,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할까? 사람들은 고기를 먹으면서 이런 잔인한 현실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적이 있을까?고기를 아예 먹지 않는 것은 힘들겠지만, 너무 과잉 섭취하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까지 먹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 아니, 오히려 고기를 덜 먹는 것이 건강에 더 유익할 것이다.
인간의 쾌락을 위해, 이윤추구를 위해, 단지 더 많은 달걀과 고기를 싼 값에 생산하기 위해 이런 비극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 동물들도 말을 못할 뿐, 고통을 느끼고 슬픔도 아는 존재다. 심지어 어류도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 인간은 동물, 자연과 공존할 수 있을 때 건강하고 행복해진다. '인권'이 있듯이, '동물권'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동물들이 잔인한 인간들에게 학대를 당하거나 너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문제는 제발 없기를 바란다.
동물권 논의에서 동물권과 인권은 대등한 개념이다. 인간 동물과 비인간 동물이 동등한 존재라는 뜻이다. 동물권을 존중하기 위한 생활 방식 중 하나가 '비건'이다. 이는 동물을 '수단'으로 취급하지 않고 '목적'으로 대하는 삶의 태도를 이르는 말이다. 우리가 생명을 해치지 않는 밥상을 선택한다면 이러한 폭력적인 시스템도 조금씩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동물보다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가? 주변에서 보면 동물이 훨씬 순수하고 도덕적이며 우월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우리가 인간 중심적으로 생각해서 그렇지, 삶의 모습만 다를 뿐 동물들도 존중받아 마땅한 생명들이다.
나는 비건, 채식주의자까지는 아니지만, 식재료 구입할 때 동물복지 상품을 구입하려고 노력한다. 달걀 구입 시, 생산환경이 비교적 윤리적인 1번이나 2번 달걀을 구입하고 육류는 거의 먹지 않는다. 작은 노력이지만, 티끌같은 노력들이 모여 전체 시스템을 바꿀 수 있기를 기대하며...
2. 채식을 하는 이유2 - 환경에 대한 관심
지구 표면의 온도가 점점 상승하는 지구온난화는 매우 시급한 환경문제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지구 표면 온도는 이미 1도 올랐고, 2028~2031년에 1.5도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구 온도가 0.5도만 올라가도 산불이 2배 발생, 폭염과 폭우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더 빈번해진다.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온실가스는 공장식 축산 스시템으로부터 가장 많이 배출(온실가스의 51%)된다. 전 세계의 모든 교통수단을 합친 것보다 공장식 축산이 더 많은 온실가스를 내보낸다.
가축을 키울 땅과 사료 재배에 쓰일 땅을 만들기 위해 숲과 밀림을 파괴한다. 축산업은 이미 지구 육지의 1/3, 전 세계 농지의 80%가량을 차지한다. 소가 내뿜는 메탄가스는 온실 효과가 이산화탄소의 80배다. 또한, 가축을 키우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물과 곡식이 필요한데 이는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기후 위기, 자연 파괴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 중,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작지만 효과가 큰 방법은 채식주의에 대한 관심과 채식을 실천하는 것이다. 단백질을 식물성 식품으로 섭취하고 육류 소비량을 줄인다면, 나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의 건강까지 보호해줄 수 있다. 심지어 세계보건기구는 햄, 베이컨 같은 가공육은 1군 발암물질, 소·돼지 ·양고기 같은 적색육은 2A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이런 식품들을 굳이 먹으면서 나의 건강까지 해칠 이유가 있을까?
아예 비건이 되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 식탁에서 육류, 육가공품, 유제품을 좀 줄이자는 것이다. 고기 빼고 끓인 김치찌개와 미역국, 콩이나 버섯으로 만든 식물성 고기, 간식으로 핫도그 대신 과일 등... 다른 존재를 해치지 않고 만드는 대체육, 배양육 등의 음식도 대중화될 날이 기다려진다.
3. 채식을 하는 이유3 - 좋아진 건강
채식은 지구 환경뿐만 아니라 우리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수많은 전문가들의 책과 연구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나 또한 과일, 채소, 견과류, 통곡물 중심의 식사를 실천하면서 몸에 긍정적인 변화를 많이 느꼈다. 몸이 가벼워지고 살이 빠지며, 피부 트러블이 없고 늘 에너지가 넘친다.
- 채식이 심장병, 동맥경화, 고혈압, 뇌졸중 같은 질병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영양학회 )
- 귀리, 콩, 과일과 채소, 견과류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 채식인들이 육식을 하는 사람보다 섬유질, 비타민, 엽산, 칼슘, 마그네슘, 철분 등의 평균 섭취량이 더 많다는 결과도 있다.
- 육상선수 칼 루이스, 복싱선수 마이크 타이슨, 축구 선수 크리스 스몰링, 리오넬 메시, 농구 선수 카이리 어빙 등.. 모두 채식하는 사람들이다. 통곡물, 채소, 과일 중심의 식단은 관절염을 완화하고 칼로리가 낮아 비만 위험을 줄인다.
비건식은 자연식물식을 포함하며, 동물성 재료를 다른 재료로 바꾸기만 해도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다. 돼지고기 탕수육 대신 버섯를 튀겨 탕수육으로 먹는 것 처럼.. 사실 양념을 맛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지금처럼 맛있게 먹으면서 환경과 동물을 존중하는 식생활을 할 수 있다.
비거니즘은 비단 먹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입고 신고 쓰는 것 모두에 비거니즘을 적용할 수 있다. 양, 거위, 오리 등 동물의 털 채취 과정과 모피를 얻는 과정이 매우 잔인하다는 것은 밝혀진 바 있다.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가죽 가방을 만들기 위해 뱀을 죽이는 장면을 확보해 공개했다. 비단뱀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치고, 목구멍이나 항문에 호스를 꽂은 후 뱀의 몸속에 물을 채우는 장면이 포착됐다. 수압을 높여서 피부를 벗겨 내기 쉽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한다.
마스카라를 만드는 데는 수많은 토끼의 희생이 따른다. 마스카라의 지속성을 시험하기 위해 토끼를 틀에 잡아 가두고, 토끼의 눈에 반복적으로 화학물질을 넣는다. 이 과정에서 저항하다가 목이 꺾여 죽는 토끼가 셀 수 없이 많다. 실험이 끝난 토끼들은 안락사를 당하고, 안구는 적출돼 연구용으로 쓰인다.
동물을 학대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동물 털은 없다.
몇 개월 전, 에르메스 악어백 기사를 보았다. 악어백을 만들기 위해 좁은 공간에서 사육을 하고, 산 채로 가죽을 벗겨 가방을 만든다. 가죽에 흠이 생길까봐 잘 움직일수도 없는 작은 공간에서 사육하고, 살아있는 악어의 코를 잡아 누른 후, 머리 뒤통수 부분을 자르고 칼을 밀어 넣어 꼬리부분까지 쭉 밀면서 가죽을 잘라낸다. 사람들은 이런 내막을 알면서도 비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들을 구입할까?
생각만 바꾸면, 이런 제품들은 꼴도 보기 싫어질 수 있다. 의지를 가지고 찾다보면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동물성 원료를 쓰지 않는 비건 화장품도 있다. 나도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회사의 화장품을 쓰고 있다. 비싼 화장품을 쓴다고 피부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진작에 깨달았다. 화장품 가격에는 거품이 너무 많다. 가격이 적당하면서도 내 피부에 잘 맞고 윤리적으로 생산한 화장품이 더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달라고, 행동이 변화하면 우리 사회 역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작은 변화들이 모여 더 큰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나비 효과'의 첫 걸음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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