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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영양제 추천하지 않는 이유 - "영양제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by bula3 2024. 11. 14.

 

정희원 <저속노화 식사법>에서는 영양제 섭취가 건강에 유의미한 효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며 영양제 섭취보다는 과일, 채소 섭취를 통해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할 것을 권한다. 

 

 

 

채소와 과일 vs 영양제

채소와 과일에는 섬유질과 미량영양소(비타민, 미네랄 등)가 풍부하다. 채소와 과일 섭취량이 많을수록 전체 사망이나 심혈관계질환의 발생, 이와 연관된 사망 등이 예방된다는 연구 결과는 매우 많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하는 하루 채소, 과일 섭취량은 400g이다. 채소, 과일 섭취량이 많은 사람은 사망률이 33% 낮고, 암 사망률은 25%, 심혈관계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31% 낮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성인의 채소, 과일 섭취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먹기 번거롭고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가 주를 이룬다. 

 

이런 현상과는 반대로 식이보충제(영양제)를 1년에 2주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한 성인의 비율은 급상승하고 있다. 균형 잡힌 식습관을 지키기가 어렵고 초가공식품에 대한 의존이 늘어나니 이에 대한 부족함을 영양제로 채우려는 현상이다. 

 

 

여러 가지 미량영양소를 건강하게 섭취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연구를 발표해온 국립암센터의 명승권 교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건의 관찰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채소나 과일 등의 식품으로 비타민C를 많이 섭취하는 것은 폐암 발생 위험률을 18% 감소시키지만, 보충제 섭취로는 유의미한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연구진이 23만 명을 대상으로 68개 무작위 대조 임상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에서는, 오히려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A, 비타민E 같은 항산화제를 보충제 형태로 복용하는 것이 사망률을 높일 수 있음을 발표하기도 했다.

 

 

 

 

영양제에 대한 과학적·의학적 결론

영양제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소비되고 있다. 건강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릴 때는 일화나 마케팅보다는 엄밀하게 설계된 과학적 연구 결과를 참고하는 것이 낫다. 

 

  • 충분한 양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은 모든 면에서 좋다. 
  • 관찰연구에 따르면 과일에 의한 당분 섭취량은 광범위한 관점에서 건강상 도움이 되지만, 가공식품에 의한 당분 섭취는 건강에 해롭다. 
  • 채소, 과일을 통해 섭취하는 비타민 등 미량영양소는 건강에 이롭다. 
  • 같은 미량영양소를 영양제 형태로 먹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눈, 뇌, 관절 등 장기별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영양제를 구입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 몸의 노화는 전반적으로 비슷한 속도로 진행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눈 영양제인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대부분의 일반인에게 노화 연관 황반변성의 진행을 예방하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청든남 <우리, 아프지는 말고 출근합시다>에서도 루테인은 눈 질환이 없는 사람들은 굳이 먹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황반 변성이 어느 정도 진행된 환자들에게만 예방 효과가 있고, 황반 변성이 일어나지 않은 사람에게는 루테인이 크게 보호 효과가 없다. 

 

루테인만 믿으며 방치하다가 다른 눈 질환이 진행되는 바람에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루테인 구매할 돈으로 안과에 가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더 좋다. 

 

오메가3가 안구 건조에 도움을 준다는 논문들이 꾸준히 나오고 광고도 많이 하지만, 2018년 세계 최정상급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서 안구 건조에 대한 오메가3의 효능을 부정하는 연구가 발표됐다. 이처럼 생각보다 영양제의 효과는 크지 않으며, 인공 제조된 영양제보다는 식품으로 직접 섭취하는 것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망막질환을 막기 위해, 저속노화 식사를 하고, 충분한 운동을 하고, 술과 담배를 자제하는 등의 전반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노화를 큰 폭으로 느리게 만들며 뇌의 노화 속도도 늦춘다. 게다가 망막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전면적인 변화는 수명으로 보면 수십년 단위, 노화 속도로 보면 20~30% 감속이라는 효과를 발휘한다. 자기를 돌보는 '저속노화 생활 습관'이라는 효과가 입증된 명확한 방법이 있는데도 영양제에 매달 큰돈을 지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에서는 영양제를 추천하지 않는다. 

 

 

값비싼 영양제를 사 먹을 돈으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구입해 먹는 편이 훨씬 남는 장사다. 채소와 과일의 섬유질은 함께 섭취한 음식이 더 천천히 흡수되도록 도와 혈당 변동성을 감소시켜줄 뿐 아니라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준다. 

 

풍부한 섬유질의 섭취는 배변 기능을 향상시키고, 장내세균총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며, 대장암의 발생을 예방해준다. 이런 효과들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즙을 내거나 주스 형태로 만들기보다는 채소와 과일을 그대로 씹어 먹는 것이 좋다. 주스를 만들면 아까운 섬유질 부분은 다 날리고 액체 형태로 과당을 섭취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한식에 포함되는 나물, 김치 등을 섭취하거나 값이 저렴하고 장기간 보관이 용이한 냉동 채소나 냉동 블루베리 같은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통곡물과 콩을 많이 섭취하면 채소를 섭취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콩에는 비타민 B군, 철분,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 비타민과 미네랄이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콩은 단백질이 많다는 점에서는 고기와 특성이 비슷하고 식이섬유와 미량원소의 관점에서는 채소와 유사하기도 하다.    

 

영양제를 먹어야 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철 결핍에 의한 빈혈, 엽산 결핍에 의한 빈혈이 있는 경우와 같이 의학적인 적응증이 명확한 경우는 영양제 섭취가 필요하다. 임산부, 위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당뇨약을 장기간 복용한 사람, 철저한 비건 식단을 지키는 사람(비타민B12), 골다공증, 비타민D 결핍증인 경우 등에도 별도 보충이 필요하다. 

 

체중 감량을 위해 상당한 식이 제한을 진행하는 경우, 노년기에 접어들어 식사량이 많이 줄고 씹는 힘도 많이 떨어져 균형 잡힌 식사가 어려워진 경우도 필요하다. 2023년 대한노인병학회 소속 의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이 경우 멀티비타민(종합비타민) 하나를 섭취하는 정도면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절대적인 칼로리 섭취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액상으로 다량영양소와 미량영양소를 혼합해놓은 영양 보조 음료(균형 영양식)를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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