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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환기, 공기청정기보다 중요한 이유

by bula3 2025. 2. 27.

 

몇 년간 지속된 코로나19와 황사보다 무서운 미세먼지 때문에 사람들은 실내 공기 질을 높이는 것에 관심이 많아졌다. <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윤정인)라는 책에 담겨있는 환기의 중요성과 적절한 환기 횟수 및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저자는 화학자다. 밀폐된 공간에서 실험을 하고 연구하는 것이 본업이기 때문에 환기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다. 유기합성실험실은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고체, 액체 시약으로 가득한 곳이다. 시약 냄새가 나는 것이 거슬려 환기를 하고 실험실 흄 후드는 거의 24시간 켜둔다. 이런 습관 때문에 집에서도 음식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수시로 환기를 한다고 한다. 

 

이산화탄소부터 라돈까지, 나쁜 공기의 주범들

실험실이든 집이든 밀폐된 공간의 공기질은 좋지 않다. 사람은 호흡을 계속하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의 산소 농도는 줄어들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증가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졸리거나 심할 경우 구토, 두통을 유발한다. 달리는 차 안에서 환기하지 않고 장시간 운전하면 졸음이 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집 안에서 이산화탄소는 호흡만으로 엄청나게 많이 발생하진 않는다. 요리가 주 원인이다. 요리를 하면 필연적으로 불을 사용하게 되고, 산화라는 과정을 거쳐 이산화탄소와 물을 만드는 화학반응인 연소가 일어난다. 즉, 음식을 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이산화탄소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실내 공기 문제를 일으키는 물질에는 이산화탄소, 라돈, 미세먼지 등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그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이산화탄소와 라돈일 것이다. 특히, 라돈은 인체에 더 큰 해를 입힌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로, 천연 방사능 물질이다. 라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방사능이 생성되고 이것이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와 폐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라돈에서 방사성 붕괴가 일어날 때 발생한 방사성 핵종들이 미세먼지와 붙어서 돌아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유입될 수 있다. 

 

 

건물 부지의 토양과 건축자재에 라돈이 포함되어 있어서 의도치 않게 실내에 라돈이 유입된다. 기준치 이상으로 라돈을 방출하는 건축자재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라돈은 무거운 기체라서 잘 가라앉는다. 미세하게 매일 발생하는 라돈 수치를 줄이기 위해서는 맞바람 치게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하는 게 최고다. 바람으로 이산화탄소와 라돈을 한번에 날려버릴 수 있다.  

 

기승전 '환기'인 이유

공기청정기는 보조 요법이다. 아무리 공기청정기가 내부의 공기를 순환시킨다 한들, 환기에는 비할 수가 없다. 오랜 시간 밀폐된 공간에서는 이산화탄소, 라돈, 포름알데하이드 등의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는데, 이럴 때에는 공기청정기를 돌려 내부 공기를 거르는 것보다 외부 공기를 유입시켜 유해 물질을 밖으로 내보내고 외부 공기로 나쁜 물질을 희석시키는 것이 좋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요리하거나 실내에 바이러스 보균자가 함께 있다면 환기를 더 확실히 시켜야 한다.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 소독약을 뿌렸다면, 어느 정도 소독이 끝난 후 사람에게 유해하지 않도록 반드시 창문을 열고 환기해야 한다. 

 

 

저자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건 많지 않은 날이건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그리고 요리 직후 환기를 한다고 한다. 추운 겨울의 경우에는 오전 10분, 오후 10분 정도로 환기를 하고 많이 춥지 않은 계절에 공기가 좋은 날이면 몇 시간씩 창문을 열어 둔다.  

 

환기를 시킬 때는 공기청정기를 끄는 것이 좋다. 공기 청정기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갑자기 강하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전기만 낭비하는 꼴이 되므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환기가 끝난 뒤 작동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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